엘리멘탈 속 디자인 이야기

영화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 불인 여주인공 '엠버'가 물인 남주인공 '웨이드'와 만나 겪는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개봉 당시 '엘리멘탈'의 성적은 2023년 개봉한 외화 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2019년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 이후 4년 만에 국내에서 700만 관객을 동원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엘리멘탈에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 '피터 손'의 삶이 깊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민자로 뉴욕에서 과일 가게를 운영했던 피터 손 감독의 부모님은 엠버가 엘리멘탈 시티에 이주하는 과정과 닮았는데요.

 

피터 손 감독은 화학 수업 시간에 주기율표를 보면서 많은 창문과 방이 있는 성이나 건물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각가그이 방에는 다른 원소가 살고 있는 세계를 상상했던 것으로, 이런 상상에 부인과의 만남까지 더해지며 물과 불이라는 다른 원소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영화 제작팀은 각각의 원소드렝 어울리는 월드 디자인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불이 사는 세계에는 도자기, 유리, 장작을 태우는 연소 기관 등이 있고, 물이 사는 세계에는 물을 담아주는 그릇,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미끄럼틀 같은 길 등이 들어갔습니다.

 

나무, 공기가 사는 공간도 마찬가지인데요. 사소한 소품부터 건물들까지 모두 원소들의 특성과 반응을 반영해 만들어진 세계는 한 곳에 모였을 때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도시가 되었습니다. 특히 공기들이 경기를 펼친 '사이클론 스타디움'ㅇ느 그 이름처럼 태풍을 형상화해 만들어졌고, 물과 공기가 격정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엘리멘탈의 배경은 많은 조형물들이 어우러져 있음에도 하나의 세계로 뭉쳐있는데, 그 비결은 조명과 색감에 있습니다. 하나의 화면에서도 렌즈 아티팩트, 컬러 리타겟팅, 컬러 블리드, 그래픽 셰이프 등을 모두 사용한 것인데요. 컬러 블리드는 배경에 풍성함을 부여했고, 그래픽 셰이프는 각기 다른 광원과 핀 조명 등을 사용해 포커스와 의도를 표현했습니다. 효과 적용 전후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D 그래픽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소재 중에는 불과 물이 있습니다. 형태가 유동적이라서 많은 분할이 필요하며, 빛과 그림자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한 곳에 머무르는 불과 물도 표현이 어려운데, 움직이는 캐릭터로 만드는 작업은 픽사에서도 쉬운 작업이 아니였다고 합니다.

 

불 캐릭터 엠버와 물 캐릭터 웨이드는 수십 번의 디자인 변화 끝에 지금의 형태를 띄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목구비, 인상, 체형까지 수정 과정에서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감정 표현에 대한 디테일을 위해 0부터 100까지 감정의 수치를 정해두고 그 표현에 맞는 버전을 각각 디자인 하는 과정도 거쳐, 그 결과물로 영화에서 화가 난 엠버의 색깔과 형태가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엠버는 불이라는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더 유동적인 움직임을 부여했고, 움직일 때마다 불처럼 꼬리가 남거나, 잠시 꺼지고 끊어지며 다시 불이 붙는 모습도 동작 속에 담겼는데요. 웨이드는 물이라는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몸을 모두 개별적인 입자로 구성해 출렁임이나 흘러내림을 표현했고, 머리카락의 디자인도 파도처럼 출렁거리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몸을 자세히 보면 주변의 빛이 통과, 반사, 굴절되는 것은 물론 몸 안에서 떠오르는 거품까지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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