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영화학과 - 힐링 슬로우 무비<안경,수박,수영장,도쿄오아시스>

지난 포스팅에서 소개해드렸던 "커피하실래요?"의 카모메 식당을 기억하시나요?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제작진은 항상 똑같이 다른 영화 속에서도 등장하는데요. 굉장히 특이한 감성으로 왠지 모르게 여운이 남는 이 영화를 healing slow movie라고 한답니다. 약간 단어가 생소하시다고요? 이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마음이 가벼워지는 치유력 덕분이 '힐링 무비'라는 애칭을 갖게 되었답니다. 일본 영화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는 '슬로우 라이프 무비'라는 새로운 경향을 만든 영화 카모메 식당 제작진들의 또 다른 힐링 무비들을 소개합니다.

☞ 그들만의 Synopsis

사뿐사뿐 도쿄 방랑기 도쿄 오아시스. 핀란드 헬싱키, 푸르른 바닷가 요론섬, 토론토, 태국치앙마이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행복을 전하는 슬로우 라이프 무비. 눈물 쏟는 러브스토리도, 가슴 벅찬 성장물도, 이른바 '꽃미남' 스타가 나오지 않지만 가슴을 설레이게 해주는 따사로운 영화. 상처를 보듬고 영혼을 어루만져누는 힐링무비의 매력에 빠진 사람이라면 절대 헤어나올 수 없는 제작진만의 슬로우 라이프 무비. 모든 것이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소소한 일상의 가치를 발견해내는  슬로우 라이프 무비는 왠지 모르게 쓸쓸한 사람들의 삶으로 향하고 있는 듯하다.

√ <안경> Synopsis

해변에서 느긋하게 사색하고 평화로운 해질녙을 바라보는 여유를 담아낸 안경.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남쪽 바닷가 마을로 여행을 온 타에코. 타에코는 도시탈출을 감행하고는 조용한 바닷가 근처 민박집에 머물기로 결정한다. 그 곳에서 매년 이곳을 찾아온다는 빙수 아줌마 사쿠라도 만나게 된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뭐든 느릿느릿 지루하게 보일정도로 요상하게만 보여진다. 바닷가에 모여서 이상한 체조를 한다든가 아니면 바닷가 근처에 앉아 할 일 없이 바다를 바라본다든가 조용히 말없이 식사를 한다든가하는 그런 것들이 하루의 전부가 된다. 진정한 휴식을 원했던 타에코에게도 참기 어려울 정도의 느린 휴식. 이 영화는 이렇게 특별한 사건도 없이 마치 사색의 공간을 제공하듯 느리게 흘러갈 뿐이다. 다른 장르의 영화에서 익숙해진 시각적인 즐거움을 조금만 내려놓고 본다면 진정한 휴식을 제공하는 최고의 영화가 될 것이다. 

√ <수박> Synopsis

하숙집 해피니스 산차에서 만난 네명의 여자. 30대 중반 신용 금고 직원 하야카와, 다른 사람과 얽혀 사는게 귀찮고 무서운 20대 후반 에로 만화가, 혼자 사는게 익숙해져 버린 교수, 아버지에게서 물려 받은 하숙집을 꾸려나가는 대학생 그리고 신용금고의 돈을 횡령해 달아난 하야카의 친구와 그녀를 잡으러 다니는 경찰. 이들이 하숙집 해피니스 산차에서 만나 생기는 사전들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드라마로, 여름에 보기 딱 좋다. 집 앞에 개울물이 졸졸졸 흐르고 해바라기 꽃이 활짝 피어 있으며,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하숙집. 그리고 맛있는 요리들. 다시 봐도 질리지 않고 보고 또 보고 싶은 보기 드문 수작이라 하겠다.

√ <수영장> Synopsis

자유로운 영혼의 엄마를 통해 하고 싶은 일, 살고 싶은 삶을 제시한 수영장.
태국 치앙마이를 배경으로 기분좋고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영화색감. 잔잔한 기타소리와 노래소리, 귀여운 강아지와 고양이, 소원을 빌며 하늘로 띄우는 등, 게스트 하우스의 수영장, 그리고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이지마 나미의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 바나나 튀김, 치라 시스시, 두툼한 토스트 등등 무엇보다 이 영화들의 제작진 특기! 감칠맛나는 오감 자극 영화를 아주 잘 만든다는 사실! 카모메 식당 속 요리향연에 매료되었다면 수영장도 절대 실망스럽지 않을 것이다.

√ <도쿄 오아시스> Synopsis

익숙한 공간, 낯선 이들과의 우연한 동행...
지친 마음을 위로해준 사뿐사뿐 도쿄 산책이 시작된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진지하게 때론 유쾌하게 한사람 한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토코(코바야시 사토미)를 보고 있자면, 촬영장을 뛰쳐나온 이 여배우와 함께 도쿄를 거닐며 카운셀링을 받고 싶어진다. '오아시스'란, 특정 장소를 지칭하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얻어지는 소중한 순간, 그 시간을 통해 마음 속에 스며드는 따뜻함이 바로 오아시스가 아닐까? 스크린을 통해 건네는 따뜻한 격려의 한 마디는 보는 이들에게까지 한걸음 더 나아갈 희망과 용기를 심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