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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c/패션뷰티계열

AI가 만드는 패션계의 현재, 세계 최초 <AI 패션 위크>

생성형 AI는 비정형 딥러닝 모델과 사용자 입력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인공지는 기술입니다. 생성형 AI가 문화와 예술 산업의 많은 것들을 점차 바꾸고 있는 가운데, 패션 산업에서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눈에 띕니다.

 

지난 봄, 뉴욕에서는 세계 최초의 <AI 패션위크>가 개최되었는데요. 온라인 쇼핑몰과 광고판, 오프라인 잡지 표지에 AI 모델이 등장하는 사례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지만 AI가 옷을 디자인하고, 패션쇼에서 AI 모델이 런웨이를 걷는 행사는 AI 패션위크가 처음입니다.

 

행사를 개최한 메종 메타는 2022년 뉴욕에 설립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로 AI를 활용해 디지털 공간에서 펼칠 수 있는 작업과 활동의 영역을 넓히는 데 앞장서고 있는데요. 이번 AI 패션위크 주최 이전에도 생성형 AI를 활용한 몽클레어 지니어스, 프라다의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 4월 20일부터 21일까지 뉴욕에서 개최하고 5월 22일에 우승자를 가린 2023 AI 패션 위크는 패션 디자인 영역에서 AI의 잠재력을 보여준 성공적인 실험이였습니다.

 

메종 메타의 창립자 시릴 푸아레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가 '현재 온라인에 존재하는 디지털 패션 커뮤니티를 모아 잠재적으로 패션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라고 밝혔는데요. 앞서 그는 생성형 AI를 사용함으로써 '미학과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다면 누구든지 패션계에 진입할 수 있는 세상'이 될 거라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패션 위크의 경우 주관사로부터 시간대별로 지저오딘 브랜드가 런웨이에 배정되고, 바이어들과 유명인들을 초청한 뒤 실물 모델들의 패션쇼로 진행되는데요. AI 패션위크는 지원자가 갖가지 이미지 생성 AI 도구를 이용해 의상 컬렉션 이미지를 생성해 제출한 후, 주최 측이 이를 수합해 온라인에 전시함과 동시에 투표를 통해 먼저 상위 10명의 결선 진출 디자이너를 선정했습니다. 이후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상위 세 명의 우승자를 가려 선정 컬렉션의 제품 제작 및 온라인 판매 계획까지 수립했습니다.

 

행사에는 총 400개 이상의 출품작이 접수되었습니다. 전위성과 정교함이 돋보이는 오트쿠튀르 풍의 컬렉션부터 오로지 AI로만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컬렉션, 실제 패션 위크에는 어울리지 않는 세련되고 사실적인 컬렉션의 디자인 등 다양한 비주얼의 컬렉션이 등장했습니다.

 

이번 AI 패션위크를 통해 단순한 도구가 아닌 크리에이터로서 AI의 역량을 패션 산업계에 증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패션 업계 종사자나 학도가 아닌 변호사, 엔지니어 AI 개발자 등 다양한 출신과 배경의 일반인들이 두루 참여했습니다.

 

참여자의 연령도 18세부터 68세까지 다양했는데요. 이는 바꿔 말해, 아이디어만 있다면 제도권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옷을 만드는 기술이 없어도 패션 창작을 희망하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평하게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디자이너가 수많은 샘플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원과 노력, 그 과정을 수련하기까지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계와 우려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의류 생산 절차는 디자이너가 옷을 직접 생산해 본 후 대중에게 공개하지만 AI 패션은 그 절차가 뒤바뀐 만큼 디자인을 실제로 구현하는 단계에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생성 AI의 활용이 패션 산업 전반의 여러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는 고민도 나옵니다.